스페인은 축제의 나라라고 해도 될 만큼 다양한 축제들이 열립니다. 연중 내내 스페인의 도시와 마을 곳곳에서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그중 일부는 전 세계에서 여행자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페인의 축제는 단순히 볼거리나 관광 명소가 아니라,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특히, 스릴 넘치는 소몰이 축제인 ‘산 페르민’, 토마토로 물든 거리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토마토 축제’,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화려한 밤을 장식하는 ‘라 메르세’는 꼭 한 번 경험해 볼 만한 축제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축제 세 가지를 깊이 있게 살펴보며, 축제의 유래와 분위기, 참가 방법, 그리고 현지에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1. 산 페르민 축제 – 팜플로나를 가득 채우는 열정
산 페르민(San Fermín) 축제는 매년 7월 6일부터 14일까지 스페인 북부의 작은 도시 팜플로나(Pamplona)에서 열리는 전통적인 축제입니다. 이 축제의 기원은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원래는 성 페르민을 기리는 종교 행사였지만, 현재는 전 세계에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모이는 대규모 축제로 발전했습니다.
축제의 시작은 7월 6일 정오, 팜플로나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추핑나소(Chupinazo)’라는 개막식으로 시작됩니다. 광장은 흰옷을 입고 빨간 스카프를 맨 사람들로 가득 차고, 한 사람이 하늘을 향해 로켓을 쏘아 올리면서 축제의 시작을 알립니다. 이 순간 광장은 큰 환호성과 함성으로 가득 차고, 사람들은 서로에게 와인을 뿌리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합니다.
산 페르민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엔시에로(Encierro)’, 즉 소몰이 행사입니다. 매일 아침 8시, 수천 명의 용감한 참가자들이 좁은 돌길을 따라 6마리의 소와 함께 약 800미터를 달립니다. 이 장면을 생각만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정말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일 것입니다. 소들은 투우장에서 경기를 치를 황소들이며, 빠른 속도로 질주하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엄청난 집중력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는 사람들도 많지만,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명예로운 도전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산 페르민 축제는 단순히 소몰이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축제 기간 동안 팜플로나에서는 다양한 거리 퍼레이드, 음악 공연, 불꽃놀이, 전통 춤 행사 등이 열립니다. 특히, 마지막 날 밤에 열리는 ‘포브레 데 미(Pobre de Mí)’라는 폐막식에서는 참가자들이 스카프를 벗고 노래를 부르며 축제를 마무리합니다. 흥미진진한 볼거리가 많은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토마토 축제 –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음식 싸움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작은 마을 부뇰(Buñol)에서 열리는 ‘라 토마티나(La Tomatina)’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싸움 축제입니다. 매년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열리는 이 축제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한 시간 동안 온몸이 새빨갛게 물드는 광경을 연출하며, 참가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합니다.
토마토 축제의 유래는 194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지역 축제에서 청년들 사이에서 장난으로 시작된 토마토 던지기가 점점 커지면서, 결국 마을 전체가 참여하는 전통 행사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토마토 축제는 점점 규모가 커졌고, 현재는 전 세계에서 약 2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올 정도로 유명한 축제가 되었습니다.
축제는 오전부터 시작되지만, 본격적인 토마토 싸움은 정오쯤 시작됩니다. 트럭에 실려 온 수십만 개의 잘 익은 토마토가 광장에 쏟아지면, 참가자들은 서로에게 토마토를 던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단, 안전을 위해 토마토를 던지기 전에 손으로 으깨야한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으깨지 않은 토마토를 맞게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시간 동안 펼쳐지는 토마토 전쟁이 끝나면, 마을에서는 참가자들을 위해 물을 뿌려 세척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둡니다. 일부 사람들은 인근 강으로 가서 몸을 씻기도 하며, 축제 이후 마을은 다시 깨끗한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정말 동심으로 돌아가서 맘껏 즐기는 축제이지 않나 싶습니다.
3. 라 메르세 – 바르셀로나의 문화 축제
바르셀로나에서 매년 9월 말에 열리는 ‘라 메르세(La Mercè)’ 축제는 도시 전체가 하나 되어 즐기는 거대한 문화 행사입니다. 원래는 바르셀로나의 수호 성인 ‘자비의 성모(La Mercè)’를 기리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음악, 예술, 불꽃놀이, 전통 퍼레이드 등이 어우러진 화려한 축제가 되었습니다.
라 메르세 축제에서 가장 유명한 행사는 ‘카스텔스(Castells)’, 즉 인간 탑 쌓기입니다. 수십 명의 참가자들이 힘을 합쳐 최대 10층 높이까지 인간 탑을 쌓으며, 꼭대기에 올라간 어린아이가 손을 드는 순간 광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찹니다.
또한, ‘코레포크(Correfoc)’라고 불리는 불꽃 퍼레이드도 유명합니다. 드래곤 모양의 조형물과 악마 복장을 한 퍼포머들이 불꽃을 뿜어내며 행진하는 장면은 바르셀로나의 독특한 문화적 개성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라 메르세 축제는 무료로 진행되며, 음악 공연, 거리 예술, 전통 춤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밤에는 바르셀로나 해변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며, 축제는 절정을 맞이합니다.
스페인 축제 여행, 잊을 수 없는 경험
스페인의 축제는 단순한 관광 이벤트가 아니라, 현지인들과 함께 어우러지고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산 페르민에서는 아드레날린 넘치는 소몰이를, 토마토 축제에서는 유쾌한 놀이를, 라 메르세에서는 예술과 전통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축제 시즌에 맞춰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평범한 여행이 아닌 특별한 순간을 만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여유가 된다면, 한 번의 여행으로 여러 축제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스페인의 열정과 흥겨움을 직접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