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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스테이크 맛집 완전정복

by tripdongbaek 2025. 4. 16.

아르헨티나 대표 음식 아사도 관련 사진
아르헨티나 대표음식 아사도

 

아르헨티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고기 산지 중 하나입니다. 넓은 팜파(초원)에서 방목된 소들은 스트레스 없이 자라며, 육즙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고기로 성장하죠. 이 고기를 정성껏 구워낸 아사도(Asado)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아르헨티나의 문화이자 자존심입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물론이고 멘도사, 바릴로체 같은 주요 도시들에는 현지인이 사랑하고 여행자들도 극찬하는 스테이크 맛집이 즐비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직접 발로 뛰며 경험한 아르헨티나의 대표 스테이크 맛집들을 중심으로, 어디서 어떤 부위를 어떻게 먹어야 진짜 아르헨티나 소고기를 즐길 수 있는지 생생하게 안내합니다.

 

1. 돈 훌리오(Don Julio) – 부에노스아이레스 스테이크의 성지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레르모 지역에 위치한 돈 훌리오(Don Julio)는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스테이크 하우스입니다. 미슐랭 가이드에도 소개된 이곳은 항상 긴 대기줄이 있지만, 기다림마저도 기대되게 만드는 곳입니다. 예약이 어렵기로 유명하지만, 운 좋게 입장하면 최고의 경험이 기다립니다.

레스토랑 입구에는 와인병이 천장을 가득 메우고 있고, 오픈 키친에서는 두툼한 고기들이 장작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고 있습니다. 추천 부위는 '보띠요 데 로모(Bife de Lomo, 안심)' 혹은 '보띠요 데 초리소(Bife de Chorizo, 등심)'입니다. 겉은 크러스트가 바삭하게 구워지고 속은 촉촉하게 살아 있어, 소금 한 줌만으로도 완벽한 맛이 납니다. 고기와 곁들이는 ‘치미추리 소스’는 허브와 식초가 어우러져 풍미를 더해주고, 현지 와인 말벡(Malbec)과 함께라면 금상첨화입니다. 돈 훌리오는 아르헨티나 식문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2. 라 카브레라(La Cabrera) – 풍성한 가니쉬와 현지의 정취

역시 팔레르모에 위치한 라 카브레라(La Cabrera)는 ‘현지인+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집’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곳입니다. 이곳의 스테이크는 두껍고 크지만, 굽기 조절이 완벽해 육즙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미친 듯한 가니쉬(garnish)’입니다. 고기 하나 주문하면 10여 가지의 곁들임 음식이 작은 그릇에 나오는데, 감자퓌레, 콩조림, 버섯볶음, 단호박무스, 채소절임 등 한 접시가 아니라 한 상이 차려지는 느낌으로 나옵니다.

 

이 집에서는 고기의 질도 중요하지만, 한 끼 식사를 ‘축제’처럼 즐기는 분위기 또한 감동적입니다. 직원들은 모두 친절하고 유쾌하며, 고기를 썰어주는 퍼포먼스까지 해주기도 합니다. 특히 해피아워(보통 오후 6시 전 입장)에는 40% 할인된 가격으로 고급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어서 여행 예산이 빠듯한 이들에게도 매력적인 옵션입니다. 가볍게 시작한 식사가 어느새 와인 두 병, 디저트까지 이어지는 저녁이 되는 곳입니다. 라 카브레라는 ‘식사 이상의 경험’을 원한다면 꼭 방문해야 할 곳입니다.

 

3. 엘 파랑케로(El Pobre Luis) & 로컬 파리야 – 지역 색이 살아 있는 숨은 맛집

보다 로컬스러운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벨그라노(Belgrano) 지역에 위치한 ‘엘 포브레 루이스(El Pobre Luis)’를 추천합니다. 이곳은 정통 우루과이식 아사도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실내가 아니라 ‘한 동네의 고깃집’ 같은 소박함이 매력입니다.

특히 ‘모리시야(Morcilla, 피소시지)’와 ‘살친차(Salchicha, 생소시지)’ 같은 사이드 메뉴가 훌륭하고, ‘코라존 데 레초(Corazón de Lechón, 새끼 돼지 심장 구이)’ 같은 특이한 부위도 있어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미식가들에게 추천합니다. 또한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이나 지방 도시의 ‘파리야(Parrilla, 그릴 전문점)’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포장된 메뉴보다 훨씬 투박하지만 진한 풍미의 스테이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멘도사 지역의 파리야에서는 ‘로모 아 라 푸어브르(Lomo a la Pimienta, 안심 후추 스테이크)’ 같은 메뉴가 인기인데, 고기 자체도 훌륭하지만 지역 와인과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도시 중심의 화려함보다 진짜 ‘아르헨티나의 식탁’을 경험하고 싶다면 꼭 한 번은 이런 로컬 식당을 찾아보길 추천합니다. 직접 고기를 굽는 '아사도 패밀리 디너'에 초대된다면, 그것은 이 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환대를 받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아르헨티나의 스테이크는 그냥 단순한 요리가 아닙니다. 바로 이 나라의 땅, 시간, 전통, 그리고 사람들의 삶이 구워져 나온 결과물입니다. 미디엄 레어로 구워진 한 조각의 등심을 입에 넣었을 때, 그 고기가 자란 초원의 바람과 햇살까지 느껴지는 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아르헨티나 스테이크가 특별한 이유입니다. 돈 훌리오에서의 정교함, 라 카브레라에서의 풍성함, 로컬 파리야에서의 진정성까지, 아르헨티나의 스테이크는 어디에서 먹든, 그 순간을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만들어드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