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대부분 가장 먼저 모차르트, 아름다운 중세 건축, 그리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도시의 진정한 매력은 그런 유명한 관광지들 너머에도 숨어 있습니다. 바로 현지인들이 평소 즐겨 찾는 조용한 산책길, 아늑한 카페, 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지 않는 작은 미술관 같은 공간들입니다. 잘츠부르크는 겉보기엔 작고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도시 곳곳에는 놀라울 만큼 다채롭고 특별한 장소들이 숨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잘츠부르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숨은 명소 다섯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카퓌친베르크 전망대(Kapuzinerberg)
잘츠부르크 도심을 내려다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는 바로 카퓌친베르크(Kapuzinerberg)입니다. 알프스의 산세처럼 거대한 곳은 아니지만, 이곳은 현지인들에게 조깅 코스이자 피크닉 장소로 사랑받는 곳입니다. 도심 중심에서 몇 분만 걸어가면 입구가 나오고, 약간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면 비엔나 못지않은 전경을 자랑하는 전망대에 도달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관광객들 사이에 덜 알려져 있어, 한적하게 자연을 느끼며 잘츠부르크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죠. 모차르트 생가와 잘츠부르크 대성당을 멀리서 한눈에 볼 수 있는 풍경은, 마치 그림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2. 슈티펠켈러(Stieglkeller)
잘츠부르크의 대성당 근처에는 잘 알려진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많지만, 슈티펠켈러(Stieglkeller)는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명소입니다. 이곳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 중 하나인 Stiegl Brewery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자 맥주 정원인데요, 현지인들은 저녁 무렵에 이곳에 모여 따뜻한 슈니첼과 함께 지역 맥주를 즐기곤 합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넓은 테라스가 나오고, 이곳에서는 잘츠부르크 올드타운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관광객보다는 현지 사람들이 친구나 가족과 함께 모이는 장소로,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메뉴도 전통적인 오스트리아 음식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진짜 잘츠부르크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자허 성채(Schloss Aigen)
잘츠부르크 남동쪽, 도시 외곽에 위치한 자허 성채는 대부분의 관광 코스에서는 쉽게 빠지는 장소입니다. 이곳은 오랜 역사와 함께 잘 보존된 건축미를 자랑하지만, 지금은 레스토랑과 정원 산책로로 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도심에서 자전거나 버스를 타고 약 20~30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현지 주민들이 주말마다 조용히 산책하거나 브런치를 즐기는 장소로 인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외부인의 발길이 많지 않아, 마치 고요한 시골 마을 속 유럽 귀족의 저택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듭니다. 정원 안쪽에는 오래된 분수와 벤치가 있어 책을 읽거나, 사색하기에 딱 좋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자연과 고전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라서,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여유를 느끼고 싶은 여행자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4. 루프탑 바 ‘시티 알파인(CityAlp)’
여행 중 하루쯤은 노을 지는 하늘과 함께 와인을 마시고 싶은 날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 분들께 추천하는 장소가 바로 ‘CityAlp’라는 루프탑 바입니다. 이곳은 잘츠부르크의 중심가에서 약간 떨어진 모던한 건물 옥상에 자리 잡고 있는데, 탁 트인 전망과 세련된 인테리어 덕분에 젊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특히 일몰 시간에는 테라스 좌석이 금세 가득 차기 때문에 미리 예약하거나 조금 일찍 가는 것이 좋습니다. 와인과 칵테일, 가벼운 핑거푸드 등을 즐기며 도시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경험은 다른 어떤 장소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정을 선사합니다. 잘츠부르크를 낭만적으로 기억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5. 모차르트의 묘와 성 피터 수도원
모차르트는 빈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가족들이 묻혀 있는 곳은 바로 잘츠부르크입니다. 올드타운 인근의 성 피터 수도원(St. Peter's Abbey) 뒤편 묘지는 관광객들에겐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지만, 현지인들은 이곳을 조용한 명상 공간으로 자주 찾곤 합니다. 중세 분위기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묘역은 잘 관리되어 있으며, 작은 꽃과 촛불이 끊이지 않아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모차르트의 누이인 '나넬'(Maria Anna Mozart)도 이곳에 묻혀 있어, 음악 애호가라면 한 번쯤 찾아볼 만한 의미 깊은 장소입니다.
잘츠부르크를 여행하신다면!!
잘츠부르크는 단순히 유명한 관광 명소들로만 구성된 도시가 아닙니다. 그 속에는 현지인들만이 아는, 조용하고 깊이 있는 공간들이 숨어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한 다섯 곳은 단순히 '사진 찍기 좋은 장소'가 아닌, 잘츠부르크의 일상을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명소들입니다. 당신의 여행이 조금 더 특별하고, 진심이 담긴 기억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다음 오스트리아 여행에서는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이런 숨은 명소들도 꼭 함께 둘러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