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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부터 북부까지 아르헨티나 종단 여행

by tripdongbaek 2025. 4. 16.

아르헨티나 페리토 모레노 빙하 관련 사진
아르헨티나 페리토 모레노 빙하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큰 나라로, 그 크기만큼이나 다양한 자연과 문화를 품고 있는 곳입니다. 남쪽 끝 파타고니아의 얼음과 바람부터 북쪽 살타(Salta)의 붉은 산과 선인장 지대까지, 아르헨티나의 종단 여행은 말 그대로 ‘한 나라 안의 여러 세계’를 경험하는 여정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르헨티나를 남에서 북으로, 즉 엘 칼라파테 → 바릴로체 → 멘도사 → 부에노스아이레스 → 이과수 → 살타 순으로 이동하며 만날 수 있는 자연, 사람, 문화에 대해 여행자의 시선으로 풀어보았습니다. 단순한 이동이 아닌, 한 걸음 한 걸음이 감동이 되는 여정을 지금부터 함께 따라가 보시죠.

 

1. 엘 칼라파테 – 빙하와 바람이 만드는 감동의 시작

종단 여행의 출발점은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의 중심 도시, 엘 칼라파테(El Calafate)입니다. 이곳은 ‘페리토 모레노 빙하’로 유명한 도시로, 안데스 산맥에서 뻗어 나온 거대한 빙하의 위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페리토 모레노 빙하 전망대에 서서 얼음이 갈라지고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들으면,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실감하게 됩니다.

 

이 빙하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진하는 빙하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합니다. 또한, 엘 칼라파테에서 엘 찰텐(El Chaltén)까지 버스로 이동하면 파타고니아 트레킹의 성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피츠로이 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자연 속에서 하루 코스 또는 2박 3일 정도의 트레킹을 즐기면, 자연과 완전히 하나 되는 느낌을 경험하게 됩니다. 바람이 거세고 날씨가 변덕스럽지만, 그것조차도 파타고니아만의 매력입니다.

 

2. 바릴로체 & 멘도사 – 호수, 산, 그리고 와인의 도시들

엘 칼라파테에서 북쪽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면, 안데스 산맥과 호수로 둘러싸인 바릴로체(Bariloche)에 도착합니다. 스위스를 닮은 이 도시는 초콜릿과 치즈,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합니다. 렌터카를 이용해 ‘세로 캄파나리오(Cerro Campanario)’에 오르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빙하 호수와 숲, 산의 조화에 그저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칠레 국경과 가까운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파타고니아의 또 다른 부드러운 얼굴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와인의 중심지인 멘도사(Mendoza)로 이동합니다. 멘도사는 세계 최고의 말벡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안데스 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수백 개의 와이너리가 여행자를 반깁니다. 자전거를 타고 와이너리를 투어 하거나, 고급 와인과 함께 즐기는 5코스 점심은 그 자체로 잊을 수 없는 미식 경험이 됩니다. 특히 멘도사의 분위기는 굉장히 여유롭고 따뜻합니다. 현지 사람들과 함께 마시는 마테차 한 잔, 포도밭 사이의 일몰 풍경은 북부로 가기 전 감성적인 쉼표가 되어줍니다.

 

3. 부에노스아이레스 → 이과수 → 살타 – 도시와 대자연을 넘나드는 북쪽 여정

이제 대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할 시간입니다. 아르헨티나의 수도이자 문화의 중심인 이 도시는 유럽풍 건축과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활기가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팔레르모(Palermo) 지역은 감각적인 카페와 부티크가 가득하고, 산 텔모(San Telmo)에서는 주말마다 플리마켓과 탱고 공연이 펼쳐집니다. 거리에서 들려오는 밴드의 음악, 탱고를 추는 노부부, 그리고 구석구석 숨어 있는 벽화는 도시 자체가 예술 작품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비행기를 타고 동북쪽으로 이동하면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이과수 폭포(Iguazú Falls)’에 도착합니다. 브라질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곳은 자연의 위대함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곳입니다. 수십 개의 폭포가 동시에 떨어지는 ‘악마의 목구멍(Garganta del Diablo)’은 압도적인 소리와 물보라로 관람객을 압도합니다.

 

마지막 목적지는 북서부의 살타(Salta)입니다. 붉은 대지와 선인장이 어우러진 이 지역은 멕시코나 미국 서부를 연상케 하지만, 그 속엔 아르헨티나 고유의 문화가 녹아 있습니다. 콜로니얼풍 건물과 광장, 그리고 안데스를 따라 이어지는 트레킹 루트, 고산 열차 ‘Tren a las Nubes(구름의 기차)’ 등은 색다른 아르헨티나를 경험하게 해 줍니다. 살타에서는 고산지대 와인과 전통음식(empanadas)을 꼭 맛보길 추천드립니다. 남부와는 또 다른 기후와 풍경, 사람들의 말투와 식습관까지, 아르헨티나는 같은 나라 안에 이렇게나 다른 세계를 담고 있습니다.

 

 

파타고니아부터 북부 안데스까지, 아르헨티나 종단 여행은 단지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기후, 풍경, 문화, 감정이 모두 바뀌어 가는 ‘전환의 연속’이자, 한 나라가 얼마나 다채롭고 풍요로운지를 몸으로 느끼는 과정입니다. 이 여정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장소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마신 와인의 향기, 바람이 얼굴을 때리던 순간, 낯선 도시에서 마주한 탱고의 슬픔 같은 감정까지도 함께 간직하게 됩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아르헨티나를 천천히 남에서 북으로 여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눈앞의 풍경이 변할 때마다, 당신의 마음에도 조금씩 다른 색깔이 스며들 것입니다.